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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띠빵빵/자동차 상식

왜 내차는 시동 걸면 rpm이 떠 있을까?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 이런 질문을 주위에서 많이 본 것 같다. 사내 게시판이라든가 여느 포털 사이트에서도 자주 보였다.

  왜 시동을 걸면 rpm 게이지의 바늘이 1000 이상에 걸쳐 있는 것일까?



  궁금해하는 많은 분들이 계실 것으로 생각되어 간단하게나마 적어볼까 한다.

  설명하기에 앞서 자동차에는 배기 규제를 맞추기 위하여 촉매 (Catalyst converter)를 배기 매니폴드 후단과 머플러 앞단 사이에 장착을 한다. 흔히 가솔린 엔진에는 삼원 촉매라고 불리는 촉매를 사용하는데, 이것이 실린더에서 연소된 배기 가스 내 HC, CO, NOx를 정화시켜준다.

  너무 깊이 들어가면 전공 이야기가 되니 간단하게 해로운 배출 가스를 정화시켜 주는 촉매가 있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문제는 이 촉매가 제대로 정화를 하기 위해서는 어느 일정 수준의 온도로 올라가야 하는데, 이것을 촉매 활성화 온도 (Catalyst light-off temperature) 라고 표현한다. 이 온도가 대략 350~400 ℃ 정도이며, 이 온도 이상이 되면 촉매 정화율이 거의 99% 이상이 된다.

  장시간 주차되어 있던 자동차의 시동을 거는 행위를 냉간 시동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렇게 오래 세워져 있던 차량의 모든 파트들의 온도는 주위의 기온이랑 동일한 온도가 되어 있게 된다. 촉매도 거의 주의 기온과 동일한 수준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동을 걸었을 때, 촉매가 기온 수준에서 위에서 언급한 활성화 온도까지 도달하는 시간 동안에는 배출 가스가 제대로 정화가 될 수가 없다. 왜냐면 촉매가 충분히 정화할 수 있는 온도보다 낮기 때문이고, 결국에는 유해한 가스들이 대기 중으로 많이 나가버리게 된다.

  촉매 활성화 온도까지 도달하는 시간, 이것을 촉매 활성화 시간 (Catalyst Light-off Time) 이라고 하며 이 시간을 줄이면 배출 가스를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이러한 촉매 활성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한 가지가 냉간 시동 시 초기 설정 rpm (set-point rpm)을 1000 이상으로 올려놓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워밍업이 충분히 되었을 때 설정 rpm은 700 내외가 보통이지만 이것보다 300 rpm 정도 설정값을 높여 주면, 초기에 엔진이 그 만큼 많이 돌아가게 되고,그 만큼 더 많은 연소된 배기 가스가 촉매를 통과하게 된다. 결국에는 상당히 뜨거운 배기 가스가 빠른 시간 안에 촉매 온도를 올려주는 물리적인 현상이 진행된다.

  이렇게 설정 rpm이 높은 상태로 주위 기온에 따라 수 초에서 수 분까지 rpm이 떠있는 현상이 발생하고, ECM (ECU) 가 촉매의 온도를 모니터링 해서 충분히 활성화 온도에 도달하였다고 판단을 하면 서서히 설정 rpm을 떨어뜨려 워밍업 수준의 설정 rpm으로 제어하게 된다.

  이러한 기능 (Function)의 사용 여부는 엔진 제어시스템 (EMS, Engine Management System)의 전략을 어떻게 가져 가느냐에 따라 완성차 업체, 차종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혹시 내 차는 냉간 시동 시 rpm이 떠 있는 차량이라면 위에서 언급한 기능이 구현된 자동차라고 보면 된다. 혹여나 rpm이 몇 분 후에도 계속 떠 있거나 1500, 2000 rpm 으로 막 올라가거나 그런 현상이 발생하면 차량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이므로 정비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