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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투자기록

처절한 재테크 기록 #4 - 그리고 새로운 시작 (2010.07~현재)

 


  다른 걸 봐서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내 CMA 계좌를 보고 있노라면 글로벌 경제가 위기에서 서서히 회복되어가고 있는 듯 보였다.

  주식에서 조금 수익이 난다고 하지만, 펀드 반토막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총합계는 언제나 손실 상태였던 평가 자산이 조금씩 손실을 줄이더니 수익으로 반전이 된 것이다.

  그것은 2009년 9월 18일, Kospi 1699.71. 646일 만에 수익 전환이었다.



  그로부터 몇 개월째 Kospi가 1700~1800 박스권 내에서의 지루한 공방은 계속되었다.

  2010년 7월, 2번이나 1800선을 넘지 못하고 꺾이는 것을 보면서, 이번 상승세 또한 1800에서 무너지리라 굳게(?)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나로서는 수익나고 있던 것들, LG디스플레이, 엔씨소프트, LG화학, 기아차, 우주일렉트로닉스 등을 중순부터 8월 초까지 열심히 팔기 시작하였다. 이번에도 떨어지면 다시 싸게 사면 되니까 하는 생각으로...

  하지만 우리의 Kospi는 잠깐 주춤하면서 훼이크를 한 번 넣었고, 나는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역시!"를 외치며 제대로 낚여서 현대차, 셀트리온 등 더 열을 내서 팔았다. 하지만 내 소망과는 반대로 머지않아 1800선이  뚫렸고, 순간 아차 싶었으나 이미 현대차와 기아차는 저멀리 열심히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뒤도 안 돌아보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다. 2009년 9월부터 2010년 7월까지 지루한 랠리를 그렇게 잘 참아 왔는데 잠깐 한 달 가량의 시간을 놓치는 바람에 꽤나 두둑한 수익이 날아간 것이다.

  사실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수익나는 주식, 펀드를 팔아치우기 시작한 것은 사연이 있었다.
함께 일하는 형이 결혼 준비를 하면서 다른 건 다 마무리 지었는데 도대체 20 평형대 전세가 없어서 신혼집을 못 구하고 있다는 소리를 하기 시작하면서, 나의 투자 계획에 변수가 생겨버렸다.
전세가 못해도 1.2억이라니 보통 1.6억은 있어야 한다는 둥...

  그 소리에 삘받은 나는 그때까지 거의 대부분의 돈이 펀드, 주식에 들어가 있었기에 급하게 현금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만들기 시작한 현금은 거의 두 달만에 배로 늘어나긴 했지만, 당장 결혼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고스란히 CMA에 보관 중이다.

 그리고 많은 것을 느꼈다. 
만약 급하게 거금을 쓸 일이 생겼더라면 이렇게 수익, 손실 골라가면서 팔 수는 없지 않았을까.
당장 돈 쓸 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거의 올인하다시피 주식과 펀드에 돈을 넣어두는 것은 앞으로 자제해야겠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달았다. 그리고 앞으로
단기, 중기, 장기 이렇게 구분을 해서 투자 계획을 잡아야 돈이 순리에 맞게 굴러가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현금 만들기 열풍이 한 차례 지나간 후 조금씩 주식을 사모으고 있는 중이며, 2년 만의 Kospi 1900선 돌파를 맞이하여 주식 투자의 2 라운드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