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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투자기록

처절한 재테크 기록 #2 - 봄날은 가고 (2007.11~2008.11)



  2007년 말 미국발 서브프라임 경제 위기는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나의 재테크에도 영향을 미쳤다.

  15% 정도 수익을 내고 있던 내 펀드들은 2008년 해가 바뀌자마자 손실로 전환되더니 1월 한달동안 무려 -20%까지 찍어버렸다. 미처 손쓸 새도 없이 물썰매처럼 떨어졌다.
그렇게 인내심을 시험하는 처절한 재테크 파트 2가 시작되었다.


  매일 언론에서는 세계 경제 위기에 관한 이야기만 쉴새없이 떠들어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미국 투자 은행들의 파산, GM의 부도 등 연쇄적으로 위기는 전염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내 목돈이 묶여있는 펀드들은 결론적으로 서브프라임이 터지기 직전에 거금이 유입됐기 때문에 상투를 잡은 꼴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따로 예적금 같은 은행 상품은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적금 넣는 생각에, 그리고 저가 매수가 되는 만큼 열심히 적립하다보면 회복이 되겠거니 하고 돈이 생기는대로 펀드에 넣었다.

  아래 그림처럼 2007년 11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이 기간 동안 정말 열심히 펀드에 적금을 부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은 전조였을 뿐, 6월쯤 미국의 투자 은행 파산 소식이 터지면서 나의 펀드는 아름답게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솔직히 펀드의 경우에는 펀드매니저가 알아서 자금을 운용해주는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자금을 납입하는 것뿐이 없었다. 여기서 펀드의 한계를 느낀 나머지 직접 투자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첫 거래 종목은 삼성중공업.
  태안반도 기름 유출 사건으로 꽤 주가가 떨어졌다고 판단하고 80만원 돈으로 20주를 매입하였지만 더 떨어졌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것이 현대중공업, 2007년 Peak 쳤을 때 50만원 넘던 주식이 30만원 대까지 떨어지자 꽤 싸게 보였기에 거금 700만원을 들여 한 번에 사버렸다. 하지만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는 줄은 몰랐다. 세계 경제는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하였고 시간이 갈수록 KOSPI는 52주 최저치를 계속 갱신하였다.  

  점점 주식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저절로 관심을 갖게 되었고, 펀드 때 마냥 책을 사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난 주식 시장을 도박장으로 보지 않고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투자의 장으로 바라봤기 때문에 얼마 동안 얼마를 벌었네 따위의 자극적인 책은 제쳐두고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책', '피터린치의 이기는 투자', '코스툴라니의 돈, 사랑한다면 투자하라' 등 투자 마인드를 가질 수 있었던 책들을 골라서 재미나게 읽었다. 그리고 기업의 가치를 알 수 있는 재무제표, 현금흐름표 등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주식 투자의 묘미를 알게 되면서 펀드 적립은 모두 끊어버렸다. 대신 매월 펀드에 적립하던 자금은 그대로 내가 괜찮게 보고 있는 종목을 매입하는데 투자되었다. 마치 주식 투자를 적립식 펀드처럼 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나의 투자 자금은 간접 투자가 되었든, 직접 투자가 되었든 주식 상품에 거의 모든 돈이 들어가 있는 셈이었기에 KOSPI가 900선까지 떨어졌던 2008년 10월 무렵에는 손실이 최대가 되었다.

  이 어려운 시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관심을 끊는 것이었다.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직장 동기 뿐만 아니라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손실을 감수하면서 펀드를 환매하던 시기였다. '언젠가는 회복되겠지' 하는 생각에 아직까지도 펀드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원금 회복의 길은 멀게만 느껴진다.
  다행히 국내 펀드는 우리나라의 빠른 회복세를 타고 원금 회복에 추가로 수익을 남기고 정리를 할 수 있었으나 중국 펀드와 인사이트 펀드는 반토박이 아니라는 것에 다행스럽다. 

 
  아직 펀드 환매를 통하여 손실 실현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의 펀드들은 희망이 있다.

다음 이야기는 처절한 재테크 기록 #3 - 주관, 인내, 돈, 행운 (2008.12~2010.07)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