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1 비내리는 날 나는 비가 좋다. 비가 내리면 가슴 속 근심, 불안, 초조 모든 것들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무언가 차분해지고 정적이 감돌며 조용한 분위기가 좋다. 어렸을 때는 비가 좋아 일부러 우산을 안 쓰고 비를 맞기도 하였다. 비내리는 것이 좋다는 말에 어머니는 이런 말씀을 하신다. 그건 네가 뱃속에 있을 때 맏며느리로 힘들었던 시절, 비가 내리면 대가족의 일거리가 줄어서 너무 좋아했었다고. 정말 태교로 내가 비를 좋아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 비가 좋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비를 맞는 건 싫다. 옷이 젖으면 빨래감이 느는 것이고 몸이 젖으면 감기에 걸릴까 걱정이 되고 주위 사람들의 시선도 부담스럽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이런 것인가 보다. 그래서 이제는 그냥 건물 안에서, 차 안에서 비.. 2010. 10.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