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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띠빵빵/엔진제어

EMS 개발 - ① 자동차 시동성 개발


  앞서 포스팅에서 엔진 제어 개발의 항목들( 시동성, 운전성, 배출가스 규제, OBD)에 대하여 살펴 보았다.

      2010/10/13 - [자동차/엔진제어] - 엔진 제어 개발 (EMS calibration)
      2010/10/19 - [자동차/엔진제어] - 엔진 제어 개발의 개발 항목들

  이번에는 그 첫번째 시동성 개발에 대하여 포스팅을 해볼 생각이다.



  자동차 분야에서 일하기 전에는 운전석에 앉아서 키를 꽂고 돌리면, 시동이 걸리는 매커니즘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해 보이는 일련의 과정을 위하여 EMS (Engine Management System) 개발 엔지니어는 개발 기간 내내 시동을 걸고 또 시동을 건다. 

  시동이라는 것은 운전자가 운전에 앞서 정지되어 있는 엔진을 돌려주는 작업을 말한다. 그리고 자동차가 몇 시간씩 한 곳에서 주차되어 있는 상황에서 시동을 걸려면, 워밍업이 되어 있을 때보다 훨씬 큰 마찰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큰 힘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리하여 시동 시에는 이론 공연비 이상의 상당히 농후하게 연료를 분사해주게 된다. 그러니 시동 걸 때 머플러 있는 자동차 뒷쪽에 일부러 서서 배출되는 가스를 마실 필요는 없다. HC, CO가 엄청 쏟아지므로 몸에 해롭기만 하다.

 시동성 개발의 고려되는 사항들에 대해서 크게 3가지로 구분을 하여 설명을 하자면,


1. 대기온을 고려한 시동성 개발

  우리나라의 겨울-여름철의 최저, 최고 온도 분포를 고려하여, 시동성을 개발한다. 그 이유는 출시된 자동차가 위로는 휴전선 부근에서부터 아래로 제주도까지 전국 각지에 팔릴 수 있기 때문에 기온의 분포롤 고려하게 된다.

  즉, 춥거나 덥거나 그 온도에 상관없이 운전자가 키를 돌리거나 스마트 버튼을 누르면 차량에 문제가 없다면 무조건 걸려야 한다. 물론 배터리가 방전되었다거나 AT 차량에서 기어를 D에 두었다거나 이런 시동이 안 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빼고.
  자동차를 운행하다가 주차를 하고 장시간 세워두면 자동차의 모든 부품들이 주위의 기온과 평형을 유지하게 되는데 보통 8시간 정도 세워두면 이러한 평형 상태를 만들 수가 있다. 그러므로 시동성을 개발할 때는 자동차가 들어갈 수 있는 커다란 냉장고에 차를 집어넣고 설정 온도로 8시간 이상 가동시킨다. 이렇게 영하의 온도부터 영상까지 각 온도대 별로 시동성을 개발한다.

  엔진 제어를 개발 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Input 중 하나가 냉각수 온도인데, 시동성 개발할 때에도 냉각수 온도 센서에서 읽은 온도를 자동차의 엔진 온도로 생각을 하고 이용하게 된다.
1.

2. 대기압을 고려한 시동성 개발

  그리고 중요한 대기압.
  압력이 중요한 이유는 고지대로 올라갈수록 공기의 밀도가 옅어지기 때문이다. 일반 해수면 정도의 지상에서 열심히 시동성을 개발하여 무리 없이 시동이 걸리는 자동차도 강원도의 높은 고개로 가지고 올라가 하룻밤 세워놓았다가 다음날 시동을 걸면 시동이 안 걸리거나 상당히 힘들게 걸릴 수 있다.
  지상에서는 시동을 걸 때 필요한 공기량을 계산을 하여 스로틀 개도를 그 만큼 열어주던 ECM이 고지대에서도 똑같이 열면 공기의 밀도가 낮기 때문에 결국에는 부족한 공기량이 들어가게 되고, 그것이 시동성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에 개발 단계에서 강원도의 높은 고지대를 찾아 정상적으로 시동이 걸리는지 시험 및 평가를 수시로 한다.


3. 연료 공급업체에 따른 시동성 개발

  각 정유업체별로 휘발유, 경유 등을 만들어도 그 성분비율은 가지 각색이다.
  그러므로 각 자동차 개발 프로그램 막바지에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업체별 연료를 주유를 하여 시동성을 평가하는 일도 한다. 똑같은 가솔린이라도 업체별로 상대적으로 농후한 연료, 희박한 연료가 있을 수 있고, 또한 일반 무연 휘발유 혹은 프리미엄 휘발유 등 좀더 세부적으로 나뉠 수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연료를 이용하여 시동성 개발 및 평가를 하게 된다.



  시동이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무조건 시동이 걸려야 한다. 만약 시동이 몇 번에 걸쳐서 걸리거나 걸리는 것도 뭔가 불안하게 느껴지면 자동차 업체에서 제대로 시동성 개발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면 된다. 물론 연식이 오래된 자동차의 경우에는 하드웨어 적인 문제도 있고, 엔진 제어 개발의 기술도 부족한 상황이었기에 시동성이 불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 출시되는 자동차의 경우에는 운전자의 조작 한 번으로 시동이 걸려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다.
  자동차 엔진이 돌아간다는 것은 운전자의 조작으로 시동이 걸려서 돌기 시작하는 것이고, 다시 한 번 끄기 위한 조작을 한 후에야 엔진이 꺼지게 된다. 만약 운전자가 시동이 걸려있는 상황에서 끄려고 하지 않았음에도 시동이 꺼졌다면, 이것은 100% 자동차 업체의 책임이 있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자동차의 엔진은 오직 운전자의 조작으로 걸리고 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행 중에 운전자가 키를 Key off로 돌리지도 않았는데 시동이 꺼졌다고 생각해보면 이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