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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복리처럼/끄적끄적

靜적인 취미와 블로그 활동



난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왜 나는 움직이는 걸 안 좋아할까.
아니 움직이는 걸 안 좋아한다기 보다는 靜에서 動으로 움직이는 계기가 쉽지 않다.
막상 움직이면 걷기, 등산, 여행, 드라이브 등 다 좋아한다.
하지만 항상 어려움이 따르는 건 집에서 나가는 것이다.

왜냐면 집에서 할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집에 있으면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등등등
물론 몸을 움직이는 것 만큼 기분 전환이나 상쾌함을 느낄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다.
안 그래도 회사에서도 움직이는 것보다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서 운동도 해야되고.

이렇게 집에 있고 싶다는 생각과 바람 쐬러 나가야 된다는 약간의 의무감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지면
조금은 내 자신에 대해 자책을 하기가 쉽다.
소극적보다는 적극적인 것이 좋고 내성적보다는 외향적인 것이 좋고,
정적보다는 동적인 것이 더 좋지 않냐는 생각을 하면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참 많이 해왔던 것 같다.

일본어 공부나 기타 동호회 활동도 해야되는데...생각만 하고 실천은 안되고,
그러면 또 내 자신은 왜 이럴까 약간은 우울해지기도 하고.


그러다가 우연히 티스토리 계정을 받으면서 시작한 블로그 활동.
다소 내 자신에게 불만이었던 정적인 모습들이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오히려 내 장점이 될 수도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해서 역사, 문화, 교양, 심리학, 경제 등 분야에 상관없이
잡식성으로 읽던 책들은 앞으로 내가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데 큰 밑바탕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처음으로 돈을 주고 산 책은 초등학생 때 정비석 작가의 6권짜리 삼국지 전집이었다.
지금은 없어진 고려원 출판사의 당시 가격 3,800원 잊혀지지가 않는 내 인생 첫 책구매였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우연히 서점에 들러서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다거나,
주위에서 괜찮은 책이라고 이야기를 해주면 사서 읽다보니 어느덧 내 책장은 책으로 가득찼다.


책장 가득 포스팅 꺼리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착각도 하고 있다.
슬슬 블로거의 모습을 갖춰가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어떤 주제로 글을 쓸까 막 고민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면
영락없이 아이디어에 머리 쥐어짜는 개그맨 같기도 하다.


단적인 부분이긴 하지만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블로그도 성장하고 내 자신도 성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