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을 해서, 그 해 말에는 블로그로 불타올랐던 시기였던 것 같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심하던 때였던지라 내게는 마치 현실도피의 탈출구 같은 곳이었으며,
일탈(?)을 꿈꿀 수 있는 쉼터였다.
그렇게 내 삶의 전부이다시피 열심히 활동했지만 2011년 접어들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힐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나이가 나이인 만큼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결혼 준비하면서 여자친구랑
집 때문에 티격태격,
예물 때문에 티격태격,
예단 때문에 티격태격,
지나고 보니 아무 것도 아닌데도 그 때는 왜 그랬는지.
당시에는 '아...이래서 결혼하면 어른이 된다고 하는구나' 이런 생각도 하고.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나의 인생 제2막, 결혼.
내 스스로 성인(聖人)이 되어간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새로운 일상이 펼쳐졌으며,
동반자와 함께 하는 시간에 적응해가는 시간들.
항상 머릿 속으로는
'블로그 해야되는데...',
'이 아이템으로 포스팅 해야지' 하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긴 했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길 마음의 여유는 없었던 것 같다.
잘 지내다가도 가끔씩 티격태격하면 냉전 시작, 그리고 화해해서 잘 지내다가 또 냉전...
이렇게 서로 배려하고 맞춰가면서 살다보니 우리 부부에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새로운 가족의 등장.
모든 것이 새롭기만 한 예비 아빠&엄마는 태명을 짓는데도 엄청난 고민을 했다.
고민 끝에 결정된 것이 뿡뿡이.
그리고 출산 준비와 태교.
초음파 사진으로 우리 뿡뿡이를 처음 만났을 때의 그 감동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 당시 블로그를 했더라면 어떻게 표현하였을까 되짚어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너무나 반가운 뿡뿡이였기에
그 땐 입덧이 심했던 아내와 배 안에 뿡뿡이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머릿 속이 꽉 차있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러던 중에 마침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곳의로의 이직 기회가 생겨 회사를 옮기게 된다.
사회 생활 시작부터 5년 넘게 다니던 직장을 떠날 때의 기분이 왜 그리 홀가분하던지.
시원섭섭한 마음을 굳이 나누자면 시원한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여러가지 고민과 업무 성격와 나 사이에서 느끼는 괴리감... 그런 것들로 인해서 힘든 시절이었기 때문에.
물론 동고동락을 함께했던 동료들과의 이별은 안타까웠지만...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온 우리 아들 뿡뿡이.
가족 분만실에서 몇 시간 동안 진통으로 힘들어하는 아내를 지켜 보면서, 그리고 뿡뿡이의 탯줄을 직접 잘라주면서
가족에 대해서 생각했던 것 같다.
산후조리원에서 회사로 출퇴근하면서도 직접 이름을 지어주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인터넷 뒤져가며 사주팔자, 음양오행, 자원오행 등등 공부하면서 머리싸매고 몇 일 밤낮을 고민했다.
그렇게 내 아들 이름을 직접 지어주었다.
그리고 서준이의 출생신고.
이렇게 아이가 하루하루 커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아이의 성장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그래서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다.
지난 2011년, 2012년을 돌이켜보니 결혼, 이직, 출산 이렇게 큼직한 이벤트들을 2년 동안 모두 겪었다.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바쁜 2년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야 되지 않을까.
'삶은 복리처럼 >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년 달력 (0) | 2018.12.04 |
---|---|
경제신문 읽는 남자 (0) | 2013.01.08 |
직장 선택 시 고려해야 할 것 (0) | 2012.12.01 |
2013년 전체 달력 (0) | 2012.11.30 |
잠시 자리를 비우고 (0) | 2011.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