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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복리처럼/끄적끄적

직장 선택 시 고려해야 할 것

 2012년 7월, 연수로 6년 가까이 근무를 해왔던 직장에서 퇴사를 하고 이직을 하였다.

처음에는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곳이었는데, 왜 시간이 지난 후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을까.

 

대학원을 마치고 첫 직장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내게 가장 우선이었던 것은 전공과 관련된 업종 그리고 집과의 거리였다. 

 

 

  왜냐하면 지금의 직통 열차가 없던 시절에 부평역에서 왕십리까지 전철 타는 시간, 지하철 환승, 등산 시간을 더하면 매일 왕복 4시간씩 통학을 했던 경험이 내게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마 그 시간을 공부하는 데 활용했으면 내 학점이 박찬호 선수의 LA 다저스 시절 방어율이 나오지는 않았으리라 믿는다.

 이러한 과거 때문에 집에서 가깝고 전공과 관련된 직장에 입사할 수 있어서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다. 그 당시 내게 연봉과 회사의 비전은 평균 수준이면 충분했었던 것 같다.

 

올 여름, 첫 이직을 하면서 느꼈던 첫 직장 선택의 중요성이란...

내 출신학교의 간판 수준이랄까.

 

이런 경험들을 비추어 직장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것들이 무엇이 있을지 되짚어 보려 한다.

 


1. 회사의 비전 

 

  회사의 비전, 써놓고 보니 상당히 거창해 보인다.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에 회사의 비전 = 대기업 이렇게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물론 대기업 수준이라면 매출, 투자의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지만, 이러한 것은 외적으로 보이는 것만 보고 판단했을 뿐이다.

 

  실제 회사 분위기나 회사의 실정은 현직자만큼 알 수가 없다. 회사의 비전이란 향후 회사의 발전 가능성을 보는 것인데, 현재 잘 나간다고 미래에도 잘 나간다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요즘 툭하면 경제면에 등장하는 일본의 소니, 샤프, 파나소닉 같은 회사가 좋은 예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이럴 때 다양한 루트를 통하여 현직자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회사의 비전을 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나 역시 그 때 귀를 기울였더라면 좀 더 신중하게 첫 직장을 고르지 않았을까 싶다.

 

  이러한 회사의 비전은 향후 나의 능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장(場)인 동시에 내 능력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2. 연봉

 

  연봉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왠지 속물처럼 느껴진다. 또 그렇게 보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나도 예비 졸업생 시절에는 위처럼 생각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 수고에 대한 보상인 연봉은 능력 발휘의 동기 부여가 된다.

내 업무 능력에 대하여 합당한 급여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 때부터, 나 자신은 불평 불만이 가득해진다. 또한 '돈도 얼마 안 주면서 왜 이렇게 부려먹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면서 점점 수동적, 회의적, 부정적인 직장인이 되어 간다.

 

  연봉은 내 삶의 질, 그리고 직장에서의 내 마인드를 좌지우지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3. 전공과 연관성 및 직무

 

  우선 내 전공과 거리가 멀다면, 입사 후 업무에 적응하고 배우는 과정이 쉽지 않다. 그리고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는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회사 생활이 따분해지고, 회사에서 그냥 일을 하는 단계가 된다. 뭔가 일이 재밌고 더 알고 싶어지면 일이 일로 느껴지지 않고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보람찬 직장 생활이 이어진다. 반면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고, 내 전공과 거리가 먼 일을 하게 된다면 일을 할 때마다 한숨부터 터져 나온다. 그러면서 회사가 싫어지고 동료가 싫어지고 짜증만 가득한 삶이 펼쳐진다.

  이것 또한 마찬가지로 현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에게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도움이 많이 된다. 졸업 후 직장인이 됨과 동시에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거의 대부분인 것을 감안하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일에 흥미가 없으면 버티기 쉽지 않다.

 


 

  위에서 언급한 3가지 고려 사항이 직장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라 생각된다.

물론 나도 그랬지만 집과 회사 간의 거리,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경험을 해본 결과 위의 3가지가 나와 맞지 않을 때는 회사를 옮기는 큰 일을 치뤄야 하지만 거리가 먼 것은 다양하게 대안을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가령 미혼이라면 앞으로 결혼하고 신혼집을 어디에 마련해야할지, 와이프 직장은 어디인지,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 등...향후 변수가 너무도 많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순위를 낮게 고려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첫 직장이 중요한 이유는 이직을 하더라도, 그 직장의 꼬리표가 따라가기 때문이다.

첫 직장의 대외적인 이미지, 정보가 이직 시 면접 등의 평가에서 기본 점수가 될 수 있으며 그 이후 연봉 협상에서도 앞의 직장에서의 연봉 수준이 협상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