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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책

30대를 위한 심리 치유 -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누구에게나 살아온 인생을 돌이켜보면 각자의 상처가 있다. 지금 초등 5학년인 내 사촌 동생도 한 때 삼촌 내외분들의 관계가 살짝 안 좋았을 때의 상처가 남아있어 아직도 부모님 두 분이 다 같이 안 보이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당시 4살의 꼬마였는데도 말이다.

  나 또한 상처가 있다면, 아마 진학 때마다 겪은 실패의 경험이 있다. 중3 시절 꼭 진학을 하고 싶었던 고등학교가 있었지만 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 낙방하였고 결과를 전해 들은 그 날, 집에서 어머니 무릎을 베고 서럽게 울었던 적도 있었다. 이러저러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과 상처들을 안고 30대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직장 동료가 읽는 책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책 제목이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이었다. 무슨 내용일까 궁금했던 나는 며칠 후 읽고 싶었던 책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면서 이 책도 함께 주문을 하였다.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김혜남
출판 : 갤리온 2008.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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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책을 읽은 후의 느낌은,,,정신분석 전문의인 저자가 30대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 같았다. 마치 어머니가 아들이나 딸에게 위로하고 격려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내가 안고 있는 상처들. 목표했던 진학의 실패, 사랑의 아픔, 직장인이 되기 위한 힘들었던 순간들.
그런 다양한 부분에서 글쓴이는 30대 독자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적어놓았다.

  책의 큰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글쓴이는 현대 30대들이 살고 있는 환경, 여건에 대해서 공감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니 이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살아가는 현재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결과였음을 이야기해주는 듯 하다. 읽다보면 마치 글쓴이가 독자의 편이 되어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둘째, 글쓴이는 일과 사람관계, 사랑과 결혼 두 부분에서 30대들이 겪었거나 겪을 수 있는 그런 문제들을 상담의 경험을 비추어 풀어나간다. 어떻게 보면 현실감있는 주제들로 읽는 중간마다 꼭 내 이야기를 다루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셋째,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30대 독자들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한다.
30대가 절대 늦은 나이가 아님을 말해주고 싶은 듯, 마음먹은 만큼 성공할 수 있다고, 더 뜨겁고 간절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마음먹은 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고, 그리고 당신은 언제나 옳으니 거침없이 세상으로 나아가라고.

 
내가 이 책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글귀는

  당신은 그때 최선을 다 했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과거에 실수나 잘못을 저질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선택과 결정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다시 돌아간다면 그런 미련한 선택을 하지 않을 텐데, 좀 더 올바른 선택을 할 텐데...... 이런 후회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라. 그때 당신이 그런 선택을 한 근거는 무엇이었고, 결국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그 또한 당신나름대로는 오랜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면, 그것이 당시로서는 최선의 결정 아니었을까? 물론 지금의 판단력으로는 말도 안 돼 보이긴 하지만, 그것은 모든 것을 경험하고 난 지금의 당신 눈에 비친 그림일 뿐이다. 그러니 과거의 잘못에 연연하며 후회와 연민으로 세월을 낭비하지 마라. 중요한 것은 그러한 경험이 쌓여 현재의 당신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현재 당신의 선택과 행동이 옳을지 그를지는 미래가 알려 줄 것이다.

  "네가 항상 옳다는 것을 잊지 마라. 심지어는 네가 틀렸더라도 말이다!"
 '로빈슨 가족'이라는 애니메이션에서 로빈슨 부인이 주인공인 루이스에게 해주는 말이다. 그래서 로빈슨 가족은 루이스가 땅콩버터 분출기를 고치는 데 실패해도 박수를 치고 환호를 보낸다. 비록 실패했어도 최선을 다한 루이스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로빈슨 부인의 말이 아니더라도 당신 또한 항상 옳다. 왜냐하면 당신은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순간의 판단이 설령 틀렸다 할지라도 그 실패로부터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내 마음 속의 후회나 혼란 등의 오랜 시간 동안 쌓여온 감정들을 이제 그만 놓을 수 있었다. 누구의 말처럼 이 책은 길을 잃은 자들에게 충분한 의로를 건넨다. 겉핧기 식의 위로가 아닌 진정성을 담은 위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