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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띠빵빵/자동차 매뉴얼

자동차 매뉴얼 #2 - 연비 모드 챕터1

내가 생각하는 자동차는 돈먹는 하마다.
그래서 재테크에 미친 나로서는 자동차를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
기름값에 보험료에...기타 비용 등등등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러므로 고유가 시대를 살면서 자동차를 구입할 때 연비 등급은
고려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는 아이템이다.

오늘은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가급적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연비 모드에 대해서
운전자 관점에서 적어볼까 한다.

에너지 소비 효율 및 등급표시 - 승용자동차 및 15인승 이하 승합자동차



처음 자동차를 구입할 때 연비가 좋은 차를 구입하면 기름값 절약 측면에서 좋겠지만, 이미 구입한 차를 타고 다니면서
어떻게 하면 연비 모드로 다닐 수 있을지는 누구나 한 번 의문을 가져봤을 것 같다.

연비에 대하여 이야기 하기에 앞서 앞의 자동차 매뉴얼 #1 - 엔진 경고등 에서 언급한 ECM (Engine Control Module)에 관해서 간단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자동차에는 ECM이라는 엔진을 제어하는 모듈이 필수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것은 손바닥만한 컴퓨터 정도로 볼 수 있다.
각종 Sensor (O2센서, MAF 센서, MAP센서 등 감지하는 파트)로 부터 받은 정보를 ECM이 분석하고 처리하고 그 후에,
Actuator (인젝터, 스로틀, 스파크 플러그 등의 작동하는 파트) 등이 적절하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ECM의 역할
이며, 이러한 총체적 시스템을 일컬어 EMS (Engine Management System)라고 한다.
(절대 우체국 EMS가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ECM에 들어갈 엄청난 분량의 데이터를 만드는 업무를 mapping 혹은 calibration 이라고 지칭한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현재 자동차의 운전 모드에 맞게끔 ECM이 연산을 하고 그 결과를 인젝터를 통하여 연료를 분사하게 된다.
매우 간단하다.

여기에 한단계 더 발전된 이야기로 바꾸면,
연료와 공기가 만나서 가장 이상적으로 연소가 되었을 때 화학식에서 이론 공연비를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운전자가 페달을 밟아서 스로틀이 열리고 공기 (Air)가 유입되는 양, 공기량을 추정할 수 있다면 그에 맞게 이론 공연비로 뚝딱 적절한 연료량을 계산해 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이것은 평형상태 (steady state)에서나 맞는 결론이고, 운전자가 갑자기 급가속을 할 때 (transient state)는 어긋나게 된다.
갑자기 급격하게 페달을 밟게 되면 순간적으로 스로틀 개도가 열리면서 더 많은 공기가 유입되어 실린더 내부로 들어가고 있는데,
그 동안 ECM은 페달 밟는 정도에 따른 공기량을 추정하고,
그에 알맞는 연료량을 계산하고,
그리고 인젝터로 정보를 보낼 준비를 하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다보면 공기량 증가에 따른 연료량의 대처가 늦어진다.

결국 현재의 공기량은 많아졌는데 연료량은 이전의 공기량으로 계산된 값으로 분사된다면,
결과는 보나마나 희박한(Lean state) 조건이 되어서
운전성 측면으로는 차가 안 나가는 느낌 혹은 RPM이 순간 떨어지면서 덜컥 하는 Feel 유발 등등등
안 좋은 현상이 우후죽순으로 발견된다.

그리하여 EMS calibration을 할 때 급가속 모드를 고려하여, 운전자가 페달 밟는 정도를 판단해서 급격하게 증가한다 싶으면
추가적인 연료를 더 뽀나스로 얹어서 분사를 하게 해준다.
정속 주행을 하거나 페달을 서서히 밟으면 딱 공기량에 맞는 연료가 소비되는 반면에 급가속을 하면 뽀나스 연료만큼 더 소비가 되는 것이다.

다시 오늘의 매뉴얼 과제인 연비 모드와 연관지어 이야기 해보면, 급가속을 하면 연료가 그 만큼 더 들어가는 것이기에 연비 측면에 안 좋다.
그러니 급가속은 절대 하지 말자. 이것이 첫번째 매뉴얼이다.



두번째로 이야기할 것은 Fuel Cut-off 이라는 것이있다.
연료 차단(?),,,우리 말로 뭐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것은 어떤 모드를 이야기 하냐면,
운전자가 일정 속도로 주행을 하다가 페달에서 발을 떼면 ECM은 '아하~ 운전자가 가속을 할 필요가 없거나 더 출력을 원하지 않는구나' 라고 판단을 한다. 그리고 각 실린더 별로 순차적으로 연료를 차단시켜 버린다.
결국 바퀴 - 바퀴축 - 미션 - 엔진으로 이어져 있기에 자동차 자체(Vehicle)가 달리면서 거꾸로 엔진까지 돌리고 실린더를 돌리는 관계가 성립한다.
흡입-압축-폭발-행정, 이러한 사이클 중에서 연료가 안 들어가니 폭발이 안 일어나고 그냥 공기만 들어갔다가 그냥 나온다.
그래서 이때는 출력을 전혀 내지 않는 엔진이 오히려 저항 (Friction)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Fuel cut-off 이 작동하면 운전자는 차가 뒤에서 끌어당기는 듯한 엔진 브레이크 Feel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연료가 차단되어도 자동차는 달리는 모드...이러한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연료를 아낄 수 있고 연비 측면에도 좋다.
그러므로 국도나 고속도로에서 일정 속도로 달리다가 감속을 하여야 할 때는 페달에서 발을 뗀 채로 최대한 길게 끌고 가는 것이 연비에 도움이 된다. 브레이크를 통한 감속이 아닌 엔진 브레이크로 감속되게끔 해주는 것이다.
또 페달을 다시 밟으면 Fuel cut-off가 해제되기 때문에 가속이 필요한 시점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페달을 밟아줘야 한다.

두번째 매뉴얼페달에서 발을 떼고, 다시 밟기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오래 가져가는 것이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된다.

물론 Fuel cut-off를 어떻게 쓰느냐는 각 자동차 회사별, 프로그램별 전략중의 하나기 때문에 모든 차가 동일 할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신호 대기 모드에서 가능한 조작 (mauveur)이다.
모든 자동차마다 idle (공회전)시의 RPM 타겟값이라고 말할 수 있는 set-point가 있다.
기어가 P/N이냐 D/R이냐에 따라 다르고,
 에어컨을 켰느냐 껐느냐에 따라 다르고,
각종 운전 조건에 맞게 RPM set-point를 설정해놓는다.

여기서 언급할 부분은 기어 위치이다.
일반적으로 왠만한 제어는 기어가  P/N이냐 D/R이냐 크게 2가지로 묶어서 사용을 하는데,
그 이유는 이완상태냐 긴장상태냐로 생각해볼 수 있다.

똑같이 idle 상태로 정차하고 있다고 쳐도
P (파킹)이나 N (중립)은 기어 위치가 말해주듯 운전자가 자동차를 움직일 의지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엔진은 여유를 갖고 이완된 상태로 있을 수 있으나,
D (드라이브)와 R(후진)은 페달만 밟으면 자동차가 정차하고 있다가 치고 나가야하는 긴장 상태라서
엔진이 순간적으로 필요해질 출력을 예상하고 머금고 있어야 한다.

이렇다보니 D/R에서는 RPM set-point가 P/R보다 더 높게 설정되고 연료를 더 필요로 하게 된다.
그러니까 신호에 걸려서 대기하고 있는 동안은 D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있는 것보다 P나 N에 놓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겨놓는 것이 연비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나 가솔린 자동차에서 정차시에는 엔진을 꺼버리는 전략을 적용하기도 한다.

세번째 매뉴얼, 신호 대기할 때는 P나 N에 놓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겨놓자.

쓸 말이 더 많이 있지만 그것은 나중에 또 풀어야겠다.




* 오늘 매뉴얼의 요약 *

1. 급가속 되도록이면 하지 말 것. 서서히 가속이 좋은 습관.
2. 페달에서 발 떼고 나서 최대한 끌다가 페달 다시 밟을 것.
3. 신호에 걸렸다 싶으면 무조건 중립에 사이드 댕기기.